기대 없이 나갔는데 오히려 편했던 외출
그날 외출에는 큰 기대가 없었다.
꼭 보고 싶은 것도 없었고,
무언가를 성취해야 한다는 마음도 없었다.
그냥 집에만 있기엔 답답해서,
가볍게 밖으로 나간 정도였다.
그런데 이상하게도,
돌아올 때 마음이 가장 편했다.
이 글은 기대 없이 나갔다가
오히려 상태가 안정됐던 외출을
차분히 돌아보는 기록이다.
외출 전에 내려놓은 것들
보통 외출을 앞두면
은근히 기대가 생긴다.
어디를 가야 할지,
뭘 하면 좋을지,
괜히 아쉬움이 남지 않을지.
하지만 그날은 그런 생각을
굳이 붙잡지 않았다.
정해진 목표가 없으니,
외출을 이끌어야 할 부담도 없었다.
기대가 없으니 비교도 줄었다
기대가 낮아지면
비교할 기준도 사라진다.
다른 곳과 비교하지 않고,
사진으로 봤던 장면을 떠올리지도 않는다.
지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
충분하다고 느껴진다.
그래서 공간에 적응하는 데
에너지를 덜 쓰게 된다.
움직임이 단순해진 하루
그날의 동선은 단순했다.
굳이 더 가려 하지 않았고,
발길이 멈추면 멈췄다.
이동 중에도 판단할 게 많지 않았다.
지금 이 정도면 됐다는 느낌이 있었다.
움직임이 단순해지니,
상태도 덜 흔들렸다.
몸과 생각이
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.
편안함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왔다
이 외출이 편했던 이유는
특별한 장면이 있어서가 아니다.
외출 내내
무언가를 채우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.
기대가 없으니,
실망도 생기지 않았다.
그래서 외출이 끝났을 때,
남은 건 피로보다 안정감이었다.
나들이가 남긴 느낌
집에 돌아온 뒤에도
외출을 다시 평가하지 않게 되는 날이 있다.
“괜찮았다”는 말이면 충분하고,
굳이 더 붙일 말이 없다.
그날의 외출이 바로 그랬다.
크게 남기지 않았지만,
그래서 더 편하게 남았다.
오늘의 정리
기대 없이 나갔는데 오히려 편했던 외출은,
무언가를 얻어서가 아니라
불필요한 기준을 내려놓았기 때문에
가능했던 하루였다.
이 글은 기대를 버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.
다만 외출을 힘들게 만드는 기준이
어디서 생기는지 돌아보자는 기록이다.
이렇게 한 번 적어두면,
다음 외출에서는
무엇을 굳이 안 해도 되는지 조금 더 분명해진다.
그 정도면 오늘 기록은 충분하다.


